2024. 11. 10. 22:05ㆍ독서 스크랩
우선 북클럽문학동네 가입하면서 선택한 2권 중 하나다. 장편소설이라 써있었고, 비교적 최근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책이라 선정하게 되었다.
반전은 책이 굉장히 얇았다. 난 분명히 장편소설로 알았는데? 살짝 당황ㅎ 해당 도서는 소설 본문과 2023년 노벨상 수상 연설문이 함께 담겨있다. 옮긴이의 말까지 해도 120페이지 남짓이다ㅋㅋ 욘 포세 작품 입문용으로 읽기에는 적합해보인다.
'샤이닝'에서 떠오르는 요소를 나열해보자면,,
- 숲속, 어둠에 자의인지 타의인지 갇힌 주인공
- 구원의 손길이 현실인지 착각인지 구분이 없는 전개
- 짤막하고 긴박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주인공의 감정이 실려있는 문체
언제쯤 주인공은 어둠과 대비되는 아침을 맞이할까 하며 몰입도 있게 쭉 읽었지만 결국 새드엔딩. 나는 그렇게 받아들였다. 부정적이라는 게 아니라 미디어에서 해피엔딩만 마주하게 되니까 진부한 사고를 하게 됐다는 개인적인 견해다.
함께 첨부된 작가의 수상 연설문은 샤이닝과 큰 관련은 없지만, 작품에 대한 작가의 판단과 생각이 담겨 있어서 어떤 배경을 가지고 샤이닝을 쓰게 되었는지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전작인 '7부작'과 다르게 굉장히 많은 마침표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 속에서 리듬도 찾을 수 있고, 압축적인 무언가를 전달받는 느낌을 받는다.
욘 포세는 희곡을 위주로 집필한 작가였다. 앞에서 언급했던 호흡이 짧은 문체가 이해됐다. 마치 1인극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검은 숲에서>라는 연극으로 무대에 올랐다고 한다. 해당 연극 정보를 얻고 싶은데 아쉽게 찾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각적으로 공간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연극의 형태가 많이 다를 것 같다. 비유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단어 그대로 어두운 숲이 될 수도 있고, 초현실적인 공간을 창조할 수도 있고.
숲이라는 폐쇄적이지만 방대한 공간을 활용한 삶과 죽음의 간극. 현실적이지 않은 현실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죽음에 대한 입장.
더 직접적으로는 요단강과 같은 사후세계에서의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나는 정리하고 싶다.
나를 덮친 것은 지루함이었다 (7p)
오히려 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글을 썼다는 것입니다 (90p, 노벨상 수상 기념 연설문)
우리의 삶은 대부분의 꿈처럼 되돌아갈 길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109p, 옮긴이의 말)
그리고 마침표 형태로 자리잡은 더 많은 '멈춤'을 접할 수 있는 작품 (117p,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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