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5. 23:41ㆍ영화·드라마 스크랩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이 느끼는 절망 속 세 캐릭터
The hours (디 아워스)
#드라마 #시대극
한국 개봉 2024.03.06
대가들만 출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
이 세 배우가 동시에 등장하는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영화 The hours는 마이클 커닝햄의 소설 The hours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해당 소설 또한 1999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명작이다. 책은 실존인물인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를 소재로 한 전기물로서 버지니아 울프의 글 스타일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소설이다.
게다가 고전 영화 특유의 필름 노이즈가 이 영화의 스산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음악이 큰 몫을 더하는데 약간 스탠리 큐브릭 영화가 떠오르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 시간대와 함께 세 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1923년 런던 교외 → 버지니아 울프 역 니콜 키드먼
1951년 로스앤젤레스 → 로라 브라운 역 줄리안 무어
2001년 뉴욕 → 클라리사 본 역 메릴 스트립
1923년, 버지니아 울프는 책《댈러웨이 부인》을 쓴다.
1949년, 로라 브라운은 그《댈러웨이 부인》을 읽는다. 어린 아들이 있는 로라 브라운은 또 다른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상태였다.
2001년, 클러리서 본은 자신을 ‘댈러웨이 부인’이라고 부르는 친구(전 남친인듯)에게 파티를 열어주려 한다.
사실 1923년 버지니아 울프가 쓴 책을 시각화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로라 브라운이 그 책을 읽고 있는데다가 클라리사 본은 그 책 주인공 이름(댈러웨이)으로 별명이 붙여져있다. 영화 보는 내내 너무 어려운데.. 이러고 있었는데ㅋㅋ 영화 후반부에 들어서야 각기 다른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었다는 걸 인지했다.
그 정도로 세 인물이 하나의 공통된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세 인물 모두 고독하고, 불안해보였다.
본인의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고 앓으며 견뎌내는 과정 또한 닮은 세 인물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세 인물의 삶이 안정되고 여유롭게 보일지라도 이들은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연인으로서만 존재해야 하는 이 모든 ‘시간들(the hours)’ 속에서 번아웃을 느낀 것 같다. 그래서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도망쳤고, 다시 돌아갔고, 도망치려 하는 등 각자 그날의 시간을 보낸다.
2002년 당시에는 여자 배우만이 등장하는 영화가 애초에 없었을 뿐아니라 감독 입장에서도 큰 도전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서로 다른 시공간에 있는 세 여자의 우울함을 과감없이 드러내며 이 영화는 온갖 상을 휩쓸게 된다.
절박한 하루를 그냥 버티고 살아가야겠다는,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겠다는 의지 또한 내포하고 있는데, 세 인물을 통해 이를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서 관객은 생각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책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영화와는 또 다른 울림을 줄 것 같다.
오른쪽 포스터가 딱 내가 오해했던 이미지다.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가 짠 소설 속 등장인물인 로라 브라운과 클레리사 본. 아니 어쩌면 마이클 커닝햄이 실존인물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각색한 거랬으니까.. 내 오해가 틀리지만은 않았을 수도 있겠다ㅎ
2023년 그 세 배우가 다시 모여 인터뷰를 했다! 20년이 흘렀음에도 변함이 없는 그들. 기사에는 그다지 별 내용이 없다ㅎ
영화 속 버지니아 울프가 사랑하는 남편에게 한 혼잣말로 마무리
내 삶과 정면으로 맞서서 진정한 나를 찾고 싶어. 그렇게 내 삶을 사랑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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